늦은 점심식사를 하게됐다.
맛집이라고 알려져서 출장을 갈 때마다 들리고 싶었는데 뭔가 기회가 닿지 않았었다.
나는 장터에 있던 소머리국밥에 꽂혀서 ....
출장을 갈 때 마다 소머리국밥을 먹고야 말았다.
오늘은 왠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시간이라 브레이크 타임에 걸리는 게 아닐까 하고 검색을 하니 3시부터다.
2시 20분 정도 도착하니 손님이 아무도 없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일단 주차장 여유있고(사람들 많을 때는 너무 비좁겠지만....)
입구 맘에 쏙 들고
사장님 표정도 맘에 들고
서빙을 하시는 분의 미소는 더 맘에 들었다.
온화한 미소를 가진 분이 안내해주신 룸은 6번이었다.
이곳은 모두 룸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다.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언젠가부터 좋아졌다.
늙었어....ㅜㅠ
가게 구조에 비해 메뉴판이 조금 초라하다.
두꺼운 가죽으로 덮인 그런 메뉴판이 나올 법한 곳인데
코팅한 이 메뉴판이 벽에 찍찍이로 붙어있다.
사장님이 아주 소탈하신 분인 것 같다.
가격이 착한 것이 그런 맥락에서 인듯..... 가격도 좋다.
(오늘뭐먹지 메뉴는 개그맨 누가 왔다가 만든 메뉴라고 하고
그때그때 안창, 살치, 치마, 등심 중에 3가지 부위가 알아서 나온다고 한다.)
수급 차원에서 썩 괜찮은 선택같다.
오늘뭐먹지 1인분과 새우살을 시켰다.
여기서는 새우살이 가장 비쌌지만 경복궁 같은데랑 비교하면 가격이 너무 착하다. (거의 반값?)
정갈한 반찬들이 나왔다.
쓱 봐도 구성이 알차고 깔끔하다.
오늘뭐먹지에 나온 부위는 살치살, 안창살, 치마살이었다. 등심이 안나와서 조금 아쉬웠지만 고기 빗깔이 너무 좋다.
여기는 숙성고기가 아니고 생고기라고 한다.
불판에 보이는 것들은 육전과 우엉, 마늘 양파, 새송이 버섯
사각형의 흰색은 불판을 닦아주는 기름이다^^
육회도 센스있게 반접시가 있다.
소간과 천엽을 먹을 수 있냐고 나에게 물으시고 가져다주셨다.
너무 오랫만에 먹는 것들이다.
십년은 된 것 같다.
기본 반찬으로 간과 천엽이 나오는데 간 것이..
고기맛이 너무 좋아서 다른 반찬들을 먹을 틈이 없었는데
눈으로 먹어도 뭔가 맛있을 거라는 추측이 되었다.
육사시미도 기본찬으로 나왔는데
장도 맛있고 고기 질도 좋았다.
2시 50분에 주문이 마감이 된다고 하여서
(3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이지만 식사는 천천히 편하게 드시라고 하신다. 서비스가 정말 맘에 든다)
비빔냉면과 공기밥을 시켰다.
공기밥과 누룽지를 시키면 된장찌게가 같이 나온다고 설명해주신다
너무 많은데.... 같이 간 지인이 둘 다 먹고 싶다고 한다.
이미 구이와 육회 등등으로 내가 먹을 만큼은 끝났는데....맛집에 왔으니 초과하자....
그리고 오늘은 한끼로 마감하자고 다짐했다.
아까 그 온화한 미소의 분께서 육수를 조금 부어서 비비면 잘 비벼집니다. 하고 안내하고 가셨다.
여기는 후식냉면은 없다. 그래도 냉면이 7,000원이라니....너무 싼 거 아닌가?
된장찌게에 내가 좋아하는 두부가 많이 들어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두부 하나를 건져서 먹었다.
너무 배가 불러서 나는 된장찌게 국물을 떠먹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간신히 하얀 쌀밥에 마지막 남은 고기에 소금을 찍어 먹고 마무리!!
대충 다 먹을 때쯤 살짝 문을 열고 수정과를 드리냐고 물으셨다.
곧 시원한 수정과를 가져다 주셨다.
달지도 않고 후식으로 안성마춤이었다.
사기로 된 나름 큼직한 잔에 나왔다.
한모금 마시면 없는 한정식집과는 사뭇 다르다.
고기를 좋아하는 큰 딸을 꼭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들어갈 때는 못 봤던
문구가 눈에 띄였다.
나는 부레옥잠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왠지 저 문구를 보고 가져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들어가서 6번방을 정리하고 계신 분께 물었다.
어떻게 가져갈 수 있는지.
환한 미소로 비닐 봉지에 담아가시면 된다고 안내를 해주셨는데
비닐봉지를 받으러 가니 아까 들어올 때 만난 사장님께서 꺼내주시면서
일회용 장갑도 주냐고 하신다.
괜찮다고 하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데
너무 환한 미소로 많이 가져가세요~ 하신다.
그러고 보니 들어올 때 가득 있던 부레옥잠...
그래도 무료나눔이라니..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착하고 사람냄새 나는 이곳이 너무 좋아졌다.
더더 좋아질 것 같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지...
이제 잠시 소머리국밥은 잊혀질 듯^^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를 들려서 3,000원짜리 유리 보울을 하나 샀다.
부레옥잠을 넣어놓기 딱 좋을 것 같다.
가장 큰 것을 샀지만 그것도 좁을 것 같긴 하다.
더 크면 나도 나눔을 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기분이 무척 우울했었는데....
덕분에 힐링이라는 것이 된 것 같다.
맛집에서 따뜻함을 선물 받은 것 같다.
다음에 갈 때는 호두과자라도 사다드리고 싶다.
부레옥잠 잘 키우고 있다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나에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서비스와
따뜻한 나눔이
정말 좋았었다고.....
사장님의 환한 미소가 상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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