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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_이 더운 여름 가마솥에 불을 지피는 정성

일상의 행복

by 리딩 라이프 2026. 8. 2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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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 괴산 큰아빠댁에 갔다.

토요일 낮에는 퇴직하신 선배님의 자제 결혼식에 잠깐 인사를 했다.

난 꼭 퇴직 전에 큰 애 결혼을 시키는 것으로 다짐..ㅋ

 

마침 큰엄마가 3일간 오프시라고 얼굴보자고 하셔서

토요일 일요일 일정이 많았지만 

저녁식사 같이 할 수 있었다.

괴산은 집에서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

저녁식사 하러 가기엔 다소 멀수도 있지만 

난 좋다.

 

큰아빠의 어머님께서

지난 번 해다드린 핫케잌이 맛있으셨다고 하셔서 핫케잌을 구워갔다.

아마 연세가 97세쯤? 너무 정정하시다. 나를 너무 반겨주신다.

고추장, 된장, 참기름 등을 꼭 챙겨주신다.

특별히 나에게만 먼저 챙겨주라고 하신다고 큰엄마가 귀뜸을 하며 좋아하셨다.

 

중간에 비가 정말 많이 와서 걱정이 된다며 큰엄마 전화가 왔다.

비 좀 오면 어때요!~ 걱정마세요 하고.. 안심시켜드리고..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경치가 참 좋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시다가 

퇴직 이후 

혼자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계신 우리 큰아빠...

(큰아이를 어릴 때 돌보아주셔서 인연이 되었다)

아이를 맡겼을 때는 만날 일도 없었고 

가끔 만나도 늘 인사만 하고 헤어졌어서 

큰아빠가 그렇게 호탕하시고 

말씀도 잘하시는 줄 몰랐다.

반전 매력?

어쨌든 우리는 큰애를 돌봐주신 큰엄마네와

작은애를 돌봐주신 큰엄마네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닭장에 닭들이 열댓마리 있다.

몇 마리는 안타깝지만 가마솥에? ...

숫탉들이 많아서 너무 싸워 줄여야 된다고 하셨다.

새벽부터 우리를 위해 닭을 직접 잡으셨다.

비가 꽤나 내려서 습기도 있고 

날도 더운데 가마솥에 불을 때다니...

죄송하고 감사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은 

불 가까이에 가니 덥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따뜻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열기는 태양의 뜨거운 열기와 뭔가 밀도가 다른가?

너무 따뜻하게 느껴지고 좋은 느낌이었다.

나는 한참동안 앉아서 

불멍을 하며 열기를 느꼈다.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몇 일 전 우리 교수님의 강의에서 

멍때리기가 얼마나 필요한지 들어서 그런지

불멍이 너무 좋았다.

 

한여름의 불멍이라니 

뜻밖의 경험이었고

뜻밖의 느낌이 신선했다.

더운 여름 날 불멍을 하고 싶어질 것 같았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이 닭들은 햇닭이라서 오래 안끓여도 된다고 하시며 꺼내셨다.

햇닭이라는 건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여쭤보니 ㅋ

올해 달걀에서 부화하고 병아리에서 큰 아이...

끼악~ 엄청 쫄깃한 닭다리...

엄나무랑 마늘,오가피 같은 것들을 넣어서 국물이 회색빛이다.

정말 구수하다.

 

집에 싸가라고 한마리를 더 잡았다고 하시며 따로 덜어놓아주셨다.

 

맛있게 실컷 먹고 

백숙 한마리랑 국물 그리고 큰엄마가 해주신 찰밥까지 얻어왔다.

밭에서 땄다는 오이랑 참외도!!

자고 가라고 말리셨지만 

다음날 다른 일정들도 있고 

잘 준비도 안하고 와서 다음엔 꼭 같이 자자고 하고 

 

큰엄마를 꼭 안았다.

당뇨병과 무리한 업무로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는 큰엄마가 

내 품에 쏙 들어와서 맘이 짠했다.

그렇지만 따뜻한 마음이 서로 전달되서 행복했다.

 

한여름 가마솥에 불을 지펴주신 두분의 사랑이 언제나 가슴속에 살아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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