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저녁 괴산 큰아빠댁에 갔다.
토요일 낮에는 퇴직하신 선배님의 자제 결혼식에 잠깐 인사를 했다.
난 꼭 퇴직 전에 큰 애 결혼을 시키는 것으로 다짐..ㅋ
마침 큰엄마가 3일간 오프시라고 얼굴보자고 하셔서
토요일 일요일 일정이 많았지만
저녁식사 같이 할 수 있었다.
괴산은 집에서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
저녁식사 하러 가기엔 다소 멀수도 있지만
난 좋다.
큰아빠의 어머님께서
지난 번 해다드린 핫케잌이 맛있으셨다고 하셔서 핫케잌을 구워갔다.
아마 연세가 97세쯤? 너무 정정하시다. 나를 너무 반겨주신다.
고추장, 된장, 참기름 등을 꼭 챙겨주신다.
특별히 나에게만 먼저 챙겨주라고 하신다고 큰엄마가 귀뜸을 하며 좋아하셨다.

중간에 비가 정말 많이 와서 걱정이 된다며 큰엄마 전화가 왔다.
비 좀 오면 어때요!~ 걱정마세요 하고.. 안심시켜드리고..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경치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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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시다가
퇴직 이후
혼자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계신 우리 큰아빠...
(큰아이를 어릴 때 돌보아주셔서 인연이 되었다)
아이를 맡겼을 때는 만날 일도 없었고
가끔 만나도 늘 인사만 하고 헤어졌어서
큰아빠가 그렇게 호탕하시고
말씀도 잘하시는 줄 몰랐다.
반전 매력?
어쨌든 우리는 큰애를 돌봐주신 큰엄마네와
작은애를 돌봐주신 큰엄마네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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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에 닭들이 열댓마리 있다.
몇 마리는 안타깝지만 가마솥에? ...
숫탉들이 많아서 너무 싸워 줄여야 된다고 하셨다.
새벽부터 우리를 위해 닭을 직접 잡으셨다.
비가 꽤나 내려서 습기도 있고
날도 더운데 가마솥에 불을 때다니...
죄송하고 감사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은
불 가까이에 가니 덥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따뜻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열기는 태양의 뜨거운 열기와 뭔가 밀도가 다른가?
너무 따뜻하게 느껴지고 좋은 느낌이었다.
나는 한참동안 앉아서
불멍을 하며 열기를 느꼈다.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좋았다.
몇 일 전 우리 교수님의 강의에서
멍때리기가 얼마나 필요한지 들어서 그런지
불멍이 너무 좋았다.
한여름의 불멍이라니
뜻밖의 경험이었고
뜻밖의 느낌이 신선했다.
더운 여름 날 불멍을 하고 싶어질 것 같았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이 닭들은 햇닭이라서 오래 안끓여도 된다고 하시며 꺼내셨다.
햇닭이라는 건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여쭤보니 ㅋ
올해 달걀에서 부화하고 병아리에서 큰 아이...
끼악~ 엄청 쫄깃한 닭다리...
엄나무랑 마늘,오가피 같은 것들을 넣어서 국물이 회색빛이다.
정말 구수하다.
집에 싸가라고 한마리를 더 잡았다고 하시며 따로 덜어놓아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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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실컷 먹고
백숙 한마리랑 국물 그리고 큰엄마가 해주신 찰밥까지 얻어왔다.
밭에서 땄다는 오이랑 참외도!!
자고 가라고 말리셨지만
다음날 다른 일정들도 있고
잘 준비도 안하고 와서 다음엔 꼭 같이 자자고 하고
큰엄마를 꼭 안았다.
당뇨병과 무리한 업무로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는 큰엄마가
내 품에 쏙 들어와서 맘이 짠했다.
그렇지만 따뜻한 마음이 서로 전달되서 행복했다.
한여름 가마솥에 불을 지펴주신 두분의 사랑이 언제나 가슴속에 살아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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