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독 나에게 많은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셨던 부장님께서 지난 12월에 퇴직을 하셨다.
퇴직 행사에 하필 나는 아이들랑 일본에 있었다. 꼬맹이들 케어를 한답시고...다커서 내가 필요없다는데도 내가 우겼다.
그래서 우리 부장님 퇴직 행사에 참석을 못했다. 참여해서 열광적인 축하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말이다.
아쉬움에 길고긴 축하와 죄송함의 멘트가 담긴 카톡을 보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여러날동안 톡을 읽지 않으셨다.
그렇게 여러날이 지나니... 걱정이 되었다.
오래 전 내가 정말 좋아했던 팀장님이 퇴직을 하셨었는데 그 이후 연락을 안받으셨다. 들리는 소문으로 직장 사람들과 인연을 끊고 싶다고 했다는 걸 들었다. 나도 몇 번 전화를 하다가 그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이 없어졌고, 그 만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살다보면 만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그래서 설마 우리 부장님도 그런 것인지..걱정이 스쳤다.
한참 후에 부장님으로부터 길고긴 톡을 보내주셨다. 해외선교를 다녀오셨다고 한다. 그럼그렇지...
휴~ 다행이다.
1월 초에 만나자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1월에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독감에 걸리고 명절이 있었고 겨우겨우 우리는 어제 만났다.
마치 연인을 만나는 마음으로 설레임 가득 기다려졌다.
11:50에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아차차, 내가 늦었다. 3층에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기다렸다가 타고 내려서 나가는데 2분정도 늦어서 급하게 차를 몰았다.
차를 바꿨기에 처음 보실텐데도 부장님께서 알아차리시고 내 방향으로 달려오신다. 차의 움직임이 나일 것같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둘이 마주보고 웃었다.
점심 메뉴로 삼계탕이 어떤지 여쭤보았다. 날씨가 추워서 난 고민하다가 결정한 메뉴였다.
부장님은 썩 내키지 않아하시는 것 같았지만 그냥 가자고 하셨다.
세종이도삼계탕,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식당이다. 삼계탕을 먹으러는 항상 이학돌솥밥을 갔었는데 맛있다는 평이 많아서 새롭게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밖에서 보면 휴무인 것 처럼 보이나 영업중이다.
삼계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는 부장님도 아주 맛나게 잘 드셨다.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와 김치, 양배추 초절임 모두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기대 이상이었다.
그간 있었던 나의 일상에 대해 폭풍 수다를 떨고, 나의 고충을 깊이 이해해주시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식사를 마쳤다.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기만 하셨는데도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았다. 비슷한 게 많아서일까? 서로 통하는 게 많았다. 부장님도 두 아이의 엄마이시고, 복사붙여넣기 일하는 거 싫어하신다고 하셨다. 창업이 멋진 일이라고 동의도 해주셨다.
앗!! 점심시간이 살짝 오버되고 있었다.
서둘러 계산을 하려고 하니 부장님께서 식사를 사신다고 하신다. 몸을 서로 밀치면서까지 계산을 하려고 애썼으나 내가 졌다. 예전에 존리대표님께서 한국 사람들 서로 밥값 계산하려고 한다면서 이상하다고 하셨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그래 우리는 이런 게 맘이 편하지...운동화 끈매는 것 보다...
다음에 꼭 내가 대접하기로 하고 결재를 부장님께 양보했다. 환한 미소를 지으시는 부장님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점심시간에 만나는 건 너무 시간이 아쉽다고 느껴졌다. 다음엔 저녁이나 주말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 구애 받지 않고...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함께 하고 싶다.

급히 뛰어나가느라 메모를 잊었었다. 다행히 차에 두었던 작은 선물들은 전해드렸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내가 좋아하는 하트 메모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드렸다.
다음에 꽃놀이 모시고 간다는 말씀도 함께...
새로운 인생, 제2의 인생을 사시게 된 부장님을 응원하며 틈틈이 마음을 전달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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