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캔버스로 열심히 만들었다.
이미 벗꽃은 다 지고 없지만
아직 봄이니 화사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수화통역학과 11학번들이 11년만에 학교에 오기로 했다.
내 조카는 2011년에 수화통역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나는 경쟁력이 있는 학과라고 생각했다.
해당학과 교수님도 전공 분야에서 권위가 있는 분이셨기 때문에
조카에게 추천을 했었다.
안타깝게도 전공을 살려서 일하고 있지는 않고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11년만에 한국에 휴가를 왔다.
덕분에 친구들이 다같이 모이기로 했는데
학교도 방문할 겸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빌려달라고 해서
일요일에 오겠다고 해서
늘상 개방이 되어 있는 나루터를 추천해주었다.
빈 강의실보다는 더 좋은 분위기에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생긴 공간인지 먼저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찍으러 내려갔다.
나룻터라는 명패는 나도 처음 봤다.
누가 했는지 감성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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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쪽엔 전자렌지와 정수기도 구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라고 하면 될 것 같았다.
참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11년만에 학교에 오는 우리 졸업생들을 어떻게 맞이해줄지 고민했다.
내 맘이 설레었다.
너무 오바?하는 게 아닐까 하고
순간적으로 멈칫했지만 이미 내 마음은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미리캔버스로 작업을 해서
A3로 출력을 했다.
현수막을 만들까 하다가 너무 요란한 것 같아서 참았다. ㅋㅋ
쿠팡으로 과일들을 새벽 배송시켰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찬합에 과일을 예쁘게 넣었다.
이 찬합은 정말 특별할 때만 쓰는 찬합이다.
나를 만나러 오는 손님은 아니지만 내 귀한 손님이 오는 것처럼 설레였다.
내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도 몇몇 있고(당시엔 내가 교양수업을 했었다)
조카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친구들도 있었으니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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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무실에서 다과도 골고루 담았다.
이 친구들이 일요일 12시에 만나기로 했다고 하여
나는 예배를 가기 전 10시쯤 사무실에 들려서 출력하고 벽에 붙이고 준비를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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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톡으로 연락이 되지 않아
가장 가깝게 지냈던 친구에게
간식을 조금 준비해놓았으니
누가 먼저 오든 먹으라고 했다.
열명이 넘는 인원이 온다고 하니
다 도착해서 점심을 시키고 배달이 되는 시간이 꽤나 걸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면 잠시 얼굴 보러 가겠다고 했더니
너무 반가워한다. (이 친구의 반응에 더 기분이 좋았다.)
종이컵과 화장지, 물티슈 등과
대단한 건 아니지만 학교 기념품도 준비해주었다.
오랫만에 온 학교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는 기억은 꽤나 오래 가겠지.
움직이는 내내 행복했다.
예배를 마치고 12시 30분쯤 도착해보니 꽤나 많은 친구들이 와있었다.
참석하기로 했던 친구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다 도착했다고 한다.
다들 너무 반가워하고
내가 준비해준 것들에 엄청 감동하였다고 한다.
나이가 좀 있으니 그런 수고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주는 것 같아 또 기뻤다.
남편과 아기들을 데리고 온 친구도 있었다.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아는 얼굴이었다.
정말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나는 이 친구들로부터 고모님, 교수님, 선생님으로 불리었다. ㅋㅋㅋ
수화통역사로 일하는 친구도 있었고 강사로 활동하는 친구 회사에 다니는 친구
아이를 키우는 친구 등등 다들 각자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느껴졌다.
대학 시절의 그 모습에서 달라진 게 없었다.
다들 그대로였다.
삶이 편안하다는 증거로 보여서 내 기분도 좋았다.
다섯시쯤 헤어지기 전에
찬합과 바구니를 어떻게 하냐고 연락이 왔다.
그 자리에 두라고 했더니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다. ㅋ
밤에는 이들 중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왔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친구는 못 만나서 아쉬웠다는 톡이 왔다.
다음에 또 보자꾸나~
나 정말 행복한 사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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